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번역계의 대모님. 누구라곤 말 안하겠음. 자랑스럽게 들고계신 책이 힌트. 사진은 엔하위키에서 퍼왔습니다)
글을 쓰기 전에 제 소양을 밝혀두자면
1. 일본어 정규교육 받아본적 없음(대학에서 교양으로 기초 들어본적은 있다,고등학교 2외국어도 아니였음) 순수하게 덕후질하면서 주워들은 정도.
2. 이과라서 국어실력도 그다지 좋지 못함.(겸손이 아니고 레알. 그러니 제 국어실력엔 적당히 눈을 감아주세요)
..정도입니다.
사실 만화나 소설, 게임 무엇으로 덕후질을 하건간에, 죄다 원판으로 즐길 환경/그에 상응하는 일어실력이 없으면 번역문제는 덕후에게 있어서 피해갈수 없는 문제입니다. 최근 신나게 라이트노블 한국어판들을 읽다보니 썰을 풀고 싶은 의욕이 샘솟아서 버려뒀던 블로그를 꺼내들었습니다.
주로 하고 싶은 이야기는 저질 번역입니다.. 사실 여기서 번역에 관심 가져 본 분들이라면 새삼스럽지도 않지만, 단순한 독자에게는 의외일수도 있는 점을 짚고 싶은데.
번역에서 오히려 중요한건
국어실력입니다.사실 외국어 작문에 비해 독해는 훨~씬 쉽고 그걸 혼자알아먹는건 간단하지만 그걸 '괜찮은 자국어 문장으로' 번역하기 위해서는 독해하는데 필요한 외국어 능력 이상으로 국어를 잘 해야합니다.
번역하시는 분들 글 보면 다들 생각은 다르시겠지만
국어/외국어/작품에 대한 배경지식이 균형있게 있어야 결과물이 잘 나올텐데.. 솔직히 덕후 상대로 하는 장사가 그렇게 돈이 잘 될리도 없고, 그래서 좋은 번역자가 적은거겠죠.
번역을 거칠게 4종류로 나눠보면
1. 잘 하는 사람이 열심히 번역
2. 실력은 그냥 그런데 열심히 번역
3. 잘 하는 사람이 대충 번역
4. 실력은 그냥 그런주제에 무모한 번역
이 분류는 '국어, 일어 실력'과 '배경지식을 잘 알거나 혹은 모르면 성실히 조사'의 두 요소를 기준으로 2x2=4가지 형태로 나눴습니다.(그냥 제가 글 쓰려고 하는 내용에 맞춰 나눈거니 큰 의미는 없습니다.)
1. 잘 하는 사람이 열심히 번역
이건 뭐 관련 학과를 나오거나, 풍부한 직, 간접 경험을 쌓은 사람이. 자기가 잘 아는 분야나 모르더라도 성실히 자료조사를 해서 무리없는 결과물을 내는 케이스죠. 가장 이상적이자..
덕후계에서는 없다고 봐도 됩니다.덕후문화는 굉장히 편협한 장르라서-_-; 그냥 일어 잘하던 사람이 와서 번역 잘하기엔 넘어야할 벽이 많습니다. 표준 일본어 표기에 맞춰서 카오리를 가오리라고 하면 욕을 바가지로 먹는다던가, 츤데레나 로리콘등의 괴상한 조어, 거기다 수시로 터져나오는 게임이나 만화의 패러디등.. (그래서 평범하게 유능한 번역가가 오덕문화에 대해 별다른 배경지식 없이 번역한 소설은 참 괴합니다)
이런 지식을 가진 사람이 번역의 익스퍼트인 경우는 .. 굉장히 드물겠죠. 저는 번역서를 읽은적이 없어서 모르지만 현정수씨정도면 이 랭크로 볼 수 있지 않을까요?(주위의 평을 들어보니)
2. 실력은 그냥 그런데 열심히 번역
저는 이 케이스가 덕후계에서는 best는 못되지만 매우 우수한 better라고 생각합니다.
일본어를 한글로 옮기는데는 약간 문제가 있지만 보통 풍부한 배경지식이나, 성실한 사전조사를 하는 케이스죠.
풀 메탈 패닉 같은 경우가 이런 케이스의 전형적인 예라고 봅니다. 좀 과도한 직역이나 애매한 번역이 종종 보이긴 하지만, 작중에 등장하는 각종 군사용어들을 상당히 성실하게 번역, 주석을 달아줘서 그딴거 전혀 없이 줄줄 늘어놓던 원서에 비해 어떤 면에서는 더 친절한 번역물이였죠.
3. 잘 하는 사람이 대충 번역
.. 사실 1번 케이스의 설명과 같이 생각해보면 이쪽은 환경이 열악해서인지 관련 전공자는 별로 눈에 안띄기때문에 보기 힘든 케이스입니다. 대부분 2번과 후술할 4번이죠. 굳이 따져보면.. 만화쪽의
오x화씨가 이 케이스에 가까운 사람이 아닐까 합니다. 저사람은 (다중인격설, 복수설을 무시하면) 번역이 퀄리티가 들쑥날쑥하고 괴상한 창조번역이 많아서 그렇지, 잘할때 보면 기본적인 실력은 갖추고 있는것같은데. 대신 배경지식이 전무한 경우가 많고, 그걸 보충하려는 노력도 안보여서 각종 병크가 터진다고 생각합니다.
위에서 말한 덕후물의 특징(난무하는 조어, 은어, 패러디)를 생각해보면 이 케이스는 2번보다 질이 나쁠 수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2번과 3번은 일장일단이 있으므로 3번쪽이 더 마음에 든다는 분도 이해는 할 수 있습니다.
4. 실력은 그냥 그런주제에 무모한 번역말이 필요없죠. 그냥
무식한데 용감한 케이스라고 보시면 됩니다.
번역은 개판인데 모르면 찾아볼 생각도 없이 지 꼴리는대로 질러놓은 경우인데. 번역자 강판시킨 참마대성 데몬베인 소설판같은 케이스가 이쪽에 속하지 않을까요..(안봤음)
이 케이스는 자세한 설명이 필요 없죠. 그냥 구린겁니다.
제가 이 글을 쓰게 된 것도 이 케이스에 속하는 소설을 보다 열받아서...
뭐에 어떻게 열받았는지는 이 시리즈가 계속되면 쓸 기회가 생길겁니다.
별 내용은 없는데 길이만 길어져서 이정도로 끊겠습니다.
다음편을 쓴다면 '2번 케이스에서 아쉬운 점들, 그리고 보통 일어나는 발번역 소동에 대한 제 의견'이 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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